- 승객 대피 등 아수라장 장면
- 교통공사 "공포감 우려" 당혹
부산도시철도 대티역 전동차 화재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관계 기관들이 각자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화재 원인은 물론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하경찰서는 5일 사고 당시 동영상을 공개했다. 1분 분량인 이 동영상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3분께 대티역으로 들어오던 전동차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전동차의 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급히 빠져나오고 몇 초 후 불꽃이 튀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이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동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교통공사 측은 공포 분위기 확산 등을 이유로 열람만 허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부산교통공사에서 동영상 열람은 허용했지만 누구는 보고 누구는 못 보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판단했고, 더는 사건을 부풀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동영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공사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경찰이 공개하기 전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은 이날 지난달 28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30일 해당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교통공사는 영장을 본 적도 없으며, 제공할 당시 외부유출금지 단서까지 붙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방효과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를 안 했던 것"이라며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공포스러운 동영상만 떠올려 공사 측의 안전 대책에 협조를 안 하면 더 큰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도 교통공사가 지난 3일 발표한 비상운영체제 운영 대책에 대해 맹비난하고 나섰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의 화재사고 졸속대책을 규탄하며 지하철 안전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교통공사에 ▷사고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적정인력을 충원하며 ▷예산투입을 줄이기 위한 짜맞추기식 조사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교통공사 전 직원을 피의자로 단정 짓고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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