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약화
- 내주 천둥 동반 소나기 가능성

10일 오후 부산지역에는 곳에 따라 간혹 빗방울이 뿌려 그동안 더위에 지친 시민들은 모처럼 비소식을 기대했다. 특히 이날 동해상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이동,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내륙지방 곳곳에는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가 쏟아졌다. 서부경남 지역은 경남 김해(25㎜) 의령(56㎜) 창원(8㎜)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애초 계획과 달리 한반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부산 등 해안지역은 무더위를 날려줄 비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이날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 부산에는 공식적으로 강수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부산기상청은 태풍 하이쿠이가 지난 9일 밤 9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해지면서 소멸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이번 태풍은 일본 해상에서 중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이번 주말 한반도에 비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같은 예측이 빗나가면서 부산 울산 경남은 비 대신 구름 많은 날씨가 예보됐다.

반면 부산을 포함한 동해안 지역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동해상에서 바람이 유입되면서 더위가 한풀 꺾여 평년 기온을 되찾고 있다.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 6일 33.5도였지만 이날은 31.2도로 떨어졌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이번 태풍이 한반도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산 울산 등 해안지역에는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흐리고 산발적으로 비를 뿌리는 날씨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살인적인 폭염이 한풀 꺾이고 부산 울산 경남지역은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날 새벽 4시 전국의 폭염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부산은 지난 8일 폭염특보가 해제됐다.

다음 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기상청 송영철 예보관은 "이달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29~30도를 유지하겠지만 강수량은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