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14명에 달해
- 온열질환자 지난해 1.8배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33.5도까지 치솟았던 지난 6일. 이날 오전 10시께 동래구 안락동 노상에서 일용직 근로자 박모(57) 씨가 구토 증세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다가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같은날 오후 6시께 사하구 다대동 주택에서 김모(여·80) 씨가 의식을 잃은 것을 손자가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김 씨는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었으며 날씨가 더워진 탓에 갑자기 기력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9일부터 더위가 한풀 꺾이고 폭염특보도 해제되는 등 지난달 25일부터 기세등등하게 이어진 이번 폭염은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해의 배를 넘어섰고, 응급실로 실려가는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부산시소방본부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집계한 폭염 구급 이송 환자는 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명)보다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여름(6~8월) 폭염 구급 이송 환자 전체(23명)보다 올해 한 달간 이송한 환자가 더 많았다. 부산에서는 지난달부터 지난 8일까지 지역 내 온열질환자가 사망자 3명을 포함해 31명이나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458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이뤄진 '폭염 건강피해 표본감시' 결과, 6월부터 지난 8일까지 전국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14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철 폭염 감시기간(7~9월) 중 폭염으로 사망한 인원은 6명으로 올해 사망자가 지난해보다 2.3배나 많았다. 전국 온열질환자는 800명으로, 지난해(443명)보다 1.8배 많았다.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표됐던 지난달 25일부터 2주 사이 폭염으로 11명이나 숨져 이번 더위가 사람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9명으로 절반 이상 차지했고 40대(2명), 50대(3명) 등의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폭염으로 사망한 인원 7명 중 40·50대가 4명, 집에서 사망한 사람도 4명이나 됐다. 폭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대부분이 고령에다 야외 작업을 하다가 쓰러진다는 공식을 깬 사례들에서 나왔다는 것은 이번 더위가 살인적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시 김기천 보건위생과장은 "2주 넘게 낮 최고기온 30도를 넘는 날이 이어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환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