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낙동강 중·상류 지역에 광범위한 녹조현상이 나타나면서 전국적으로 여름철 식수원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 하류도 언제 녹조가 발생할지 안심할 수 없다.

7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낙동강 중·상류 지역에 녹조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낙동강 수질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 경남 합천군에서 대구시 달성군, 경북 고령군 일대 낙동강 곳곳에 녹조현상이 나타나 흡사 '녹차라떼'를 연상시킬 정도로 수질 상태가 나쁘다고 밝혔다. 서울지역도 지난달 말 북한강에서 시작된 녹조가 한강으로 흘러들어 식수원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시가 잠실수중보 5개 취수원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3곳에서 조류주의보 발령 수준 농도의 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수(클로로필-a 농도 15~25ppb, 남조류 세포수 500~5000 cells/㎖)가 검출돼 조류주의보 발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 중·상류가 녹조현상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낙동강 하류에 취수원을 두고 있는 부산도 비상 상황이다. 시상수도본부는 지난달 말부터 매리취수장과 물금취수장 일대 원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조류 농도가 10~15ppb로 평년(20ppb 이상)보다 깨끗하다고 밝히고 있다. 시상수도본부 지용대 수질팀장은 "매년 4월 말께 발생하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올해는 유례 없이 지난달 말부터 번식하기 시작해 아직은 수질이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염이 지속되면서 지난달부터 부산 취수원인 회동수원지 일대에 남조류가 발생했으며, 낙동강 하류도 동물성 플랑크톤이 감소하고 일조량이 늘어날 경우 언제든지 녹조가 발생해 취수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매리취수장은 수표면과 수면 밑에서 동시에 취수하기 때문에 녹조 발생 시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여름철 낙동강 하류는 녹조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곳인 데다 낙동강 중·상류 녹조현상이 하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여름철 녹조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수돗물 여과지 세척 횟수 증가, 수돗물 고도처리시설 공정 강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