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말리고, 뒤로는 권하고."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부산지역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피서철 백사장 내에서 '술 장사'를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서객 대부분은 공공장소인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술 취한 사람들의 추태로 모처럼의 휴가를 망치는 일이 잦다는 점을 들어 이들 지자체의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송정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노천카페' 4곳(테이블 80개)이 운영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노천카페는 지난 2001년부터 백사장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피서객들을 상대로 맥주와 차 종류를 팔고 있다. 노천카페는 송정해수욕장 탈의장을 운영하는 송정동청년회 등 4개 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구청 측이 탈의장과 함께 노천카페 운영도 허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는 이들이 주류 중 소주를 판매하는 행위만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 관계자는 "송정해수욕장은 공영주차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노천카페가 백사장 밖에 들어설 수 없었다. 송정해수욕장이 '너무 썰렁하다'는 지적이 있어 해수욕장 분위기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노천카페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탈의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와 지역단체 등 두 곳이 노천카페(테이블 100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노천카페가 백사장 내가 아닌 뒤편 부지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 송정해수욕장의 경우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백사장 야외주점이 구의 해수욕장 관리 조례상 점용허가를 내줄 수 있는 영업 종목으로 규정된 '편의점'에 해당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서구에서 관할하는 송도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송도해수욕장에는 송도축제위원회 등 파라솔·피서용품 대여업을 하는 4개 지역단체가 술을 파는 노천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조사 결과 송도해수욕장 백사장의 노천카페는 송정해수욕장 노천카페와 형태 면에서 유사했다.
그런데 서구의 해수욕장 관리조례에는 탈의장, 샤워장, 파라솔·튜브 류 대여업 등이 구의 허가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 같은 형태의 매점은 포함돼 있지 않다. 서구는 26일 이들 매점을 상대로 주류 판매 금지 교육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