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측 엇갈린 반응

- 산청·함양 등 인근 자치단체
- 공들인 사업 물거품에 허탈
- 환경단체 "10년 논쟁 종지부"

# 의미·전망

- 환경부 국립공원위서 부결
- 환경평가 기준 미달 결정적
- 계획서 다시 제출땐 재검토

지리산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계획이 무산되자 환경단체와 해당 자치단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26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지자체들의 케이블카 시범사업 신청이 부결된 것을 반겼고, 자치단체들은 허탈한 표정을 보였다.

■자치단체 반응

산청·함양군 등 지리산권 지자체들은 10여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이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자 상실감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들 자치단체는 침체에 허덕이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핵심 현안으로 여겨왔다. 이에 따라 양 지자체는 범군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규모 집회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전력을 기울여 왔다.

산청군 관계자는 "지리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그 대상지는 반드시 산청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공원위가 지난 10년간 지속됐던 케이블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자치단체들이 국립공원인 지리산, 설악산 등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상식 밖의 일인지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결 의미, 전망

이번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은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성 기준 미달이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지난 2월 '국립공원 내 삭도(케이블카) 시범사업 검토 기준을 확정했다. 주요 봉우리에서 멀리 떨어져야 하고, 경제성이 있어야 하며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지역에서 최대한 떨어져야 한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산청·함양군과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이 신청한 지리산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은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구역, 생태경관 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 보호지역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에 위치해 논란을 빚었다.

환경부는 이번에 시범사업을 신청한 지자체가 환경·공익·기술성 등과 관련한 부적합 사유를 없애고 기준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시할 경우 절차를 거쳐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는 데다 지리산의 여건상 환경부가 제시한 검토기준에 맞게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