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 수사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으로 확대(본지 지난달 30일 자 1면 등 보도)한 것과 관련, 한수원 본사의 구매담당 부서 등으로 수사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납품업체들로부터 편의를 봐주면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고리·영광·월성 원전 소속 간부 4명을 구속한 데 이어 한수원 본사와 지역 원전의 구매부서, 납품업체 임직원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직접적인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 간부 외에도 납품업체를 담당하는 본사 구매부서 등의 직원들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역 원전본부뿐 아니라 한수원 본사의 구매·인사부서까지 수사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한수원 구매부서의 차장급 간부가 울산지역 납품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지역 원전 간부들처럼 한수원 본사에서도 부품 구매업무를 하고 있는 점을 미뤄 비리 형태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특히 지역 원전 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뇌물 중 일부는 상급자나 한수원 본사까지 건네지는 등 상납비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대상이 어느 정도인지 말할 수 없지만 광범위하게 수사하고 있다"면서 "수사대상인 납품업체의 숫자가 현재 10여 곳 외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의 이번 원전 납품비리 수사 이후 지금까지 원전 간부 4명과 로비스트 1명 등 모두 5명이 구속됐으며, 이들이 주고 받은 뇌물성 금액은 최대 20억 원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