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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대선주조 앞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시민들이 불법 주차된 승용차를 피해 손수 자전거를 몰고 걸어가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인도 겸용 도로 확충 치중
- 안전사고 우려 되레 높아져
- 전용도로 불법 주정차 점령
- 위험감수 차도 이용하기도
- 수요 없는데 조성, 혈세 낭비
- "전시행정 표본" 비판 쏟아져
부산지역 자전거도로는 '불편 도로'다. 조성만 해놓고 관리는 소홀한 탓이다. 시민들은 "시가 자전거도로를 만든다고 자랑해놓고선 몇 년 지나지 않아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며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자전거도로 부실 투성이
부산 해운대구 우2동 올림픽교차로 버스정류장 앞은 인도에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조성해놓은 곳이다. 23일 오후 찾은 이곳은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인도에 잔뜩 늘어서 있는 바람에 도저히 자전거를 몰고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자전거로 하교하던 고교생 노민준(17·해운대구 우동) 군은 "겸용도로는 자전거 길이 구분돼 있지 않아 사람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이용 애로를 토로했다.
이용자 없이 '텅 빈 자전거도로'도 눈에 많이 띈다. 사하구 다대동 무지개공단 내에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그 한 예다. 공단 주요 도로 옆에 설치하다 보니 대형 차량들이 쌩쌩 달려 자전거를 타기 위험한 데다 공기도 좋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거의 없다. 이곳 근로자 정경운(45) 씨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자전거도로 이용 수요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문"이라며 "수요가 없는데 도로를 조성했다면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도 자전거 타기는 편안하지 않다.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리면서 자전거도로를 침범하는 경우가 잦아 자전거가 차량을 피해가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경성대 앞 삼거리에 설치된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늘상 펜스마다 수십 대의 자전거가 묶여있고, 트럭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는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유은중(58·남구 대연동) 씨는 "퇴근시간이면 차들이 자전거도로를 막아 자전거를 타고 인도나 차도로 둘러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속하는 걸 못 봤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시행정 표본
시는 자전거도로 확충이 어려운 이유로 열악한 도로 사정을 들고 있다. 부산은 경남 창원시처럼 계획도로보다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도로가 많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확충하는 데 치중하는 바람에 사고 우려만 커졌다. 말이 겸용도로이지 기존의 인도를 나눠 색깔만 다른 보도블록을 바닥에 깔아놓은 것이 전부여서 '자전거도로'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방향의 경우 도로폭이 최소 1.2m, 양방향은 2.5m가 되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통행 방향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차로가 아닌 이상 일방향이라 하더라도 사람과 자전거의 교행을 제한할 방법이 없어, 폭 1.2m에 겸용도로를 설치할 경우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키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실제 동래구의 경우 9곳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 중 폭이 1.2m가 넘는 곳은 3곳에 불과하다. 금정구 침례병원~남산농협까지 이어지는 길이 0.91㎞ 겸용도로는 폭이 1.1m다.
일각에서는 시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의 전시행정에 치우치다 보니 자전거도로 확장에 진척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YMCA 시민사업국 김현정 간사는 "시가 몇 년 전 자전거도로를 대대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해놓고 분위기가 식자 인프라 확충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며 "눈앞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시민 편익에 입각한 친환경 대중교통수단 확대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자전거도로 현황 (단위 : ㎞) |
기초자치단체 |
총길이 |
전용도로길이 |
기장군 |
15.81 |
없음 |
해운대구 |
50.48 |
8.42 |
수영구 |
18.82 |
2.74 |
남구 |
12.46 |
3.63 |
금정구 |
17.92 |
6.18 |
동래구 |
20.52 |
9.30 |
연제구 |
15.62 |
5.40 |
부산진구 |
18.43 |
없음 |
서구 |
1.30 |
없음 |
북구 |
28.47 |
9.26 |
사상구 |
19.71 |
5.50 |
사하구 |
26.82 |
2.84 |
강서구 |
124.40 |
4.87 |
동구, 중구, 영도구 |
없음 |
없음 |
※자료 : 부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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