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호선 78개역 2000억 소요
- "막대한 예산, 대책 못 내놔"
올해 들어 지하철 투신이나 실족 사건이 급증하자 부산지하철노조가 사고 방지를 위해 스크린도어 설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교통공사는 30일 "올해 부산도시철도에서 발생한 투신 또는 실족 사건은 총 7건"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건수는 최근 3년 동안 지하철에서 발생한 수치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지하철 투신 또는 실족 사건은 2011년 9건, 2010년 11건, 2009년 10건이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22일에 이어 25일, 26일 잇따라 사건이 터져 5일 만에 3건이 발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하철노조가 나섰다. 노조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하철에서 사상 사고가 나면 수습 후 대체기관사가 있는 역까지 공황 상태의 기관사가 다시 운전을 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승객과 근무자의 안전을 무시한 교통공사의 운행 방식이 원인이다. 사고로 지연된 열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든 열차에 '빨리, 빨리'를 강요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어 "기관사의 우울증 유병율은 일반인의 2배, 공황장애는 7배나 높다"며 "교통공사는 기관사를 열차 부속품으로만 보지 말고 정신보건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전 역사 스크린도어 설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스크린도어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엄청난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부산도시철도의 경우 1~4호선 중 3, 4호선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1, 2호선 중에도 일부 역에는 만들어져 있으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1, 2호선의 총 78개 역이다. 1개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대략 35억 원이어서 78개 역에 모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려면 최소 2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교통공사는 민자를 유치해 일부 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있지만 전체 역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로 인해 교통공사 측은 시에 수시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시도 최근 열린 간부 회의에서 스크린도어 설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설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막대한 예산 마련이 숙제"라며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