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 한계·원인불명… 재발우려
- "응집제 자체 또는 투입량 추정"

경남 김해 명동정수장의 수돗물이 지난달 3∼8일에 이어 23일에도 먹는 물 수질항목 중 알루미늄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공급(본지 1일자 9면 등 보도)됐는 데도 시는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의 수돗물 관리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달 3~8일 엿새간 명동정수장 수돗물의 알루미늄 잔류량이 기준치(0.2㎎/ℓ)을 넘어선 0.3∼0.4㎎/ℓ로 나타나자 침전지 내 쌓여있던 슬러지를 제거하는 등 수질개선 대책을 추진했다. 또 지난달 23~24일에는 명동정수장에 대해 현장 감사를 벌였다. 이런 과정에서 시는 지난 1월 한 달간 제거하지 못한 침전지 슬러지를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명동정수장의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알루미늄 잔류량이 0.55㎎/ℓ로 기준치를 3배 가까이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침전지 내 슬러지를 치우면 수질이 정상 회복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슬러지를 제거한 지 보름 가까이 지난 뒤에도 알루니뮴 기준치를 또 넘어선 것이다. 결국 시의 대책에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시는 지난달 28일 검사에서는 알루미늄이 0.132㎎/ℓ로 측정돼 수질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준치 초과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금속 검사기(ICP-MS)가 지난달 22, 29일 잇따라 고장을 일으키면서 수돗물 내 중금속 포함 여부 검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인제대 조경제(환경공학부) 교수는 "시가 침전지 내 슬러지를 없애고 수돗물 생산시설을 모두 세척하는 등 재정비했을 경우 알루미늄이 기준치의 3배 가까이나 검출되기 어렵다"면서 "시설(문제)보다 알루미늄 성분의 응집제로 인해 수질기준이 초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침전지에서 응집제(상수원수의 불순물을 가라앉히는 용도)를 조금 더 투입한다고 해도 알루미늄이 과다 검출되기 어려운 만큼 응집제가 수온 변화에 따른 이상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발생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시가 정수장 시설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응집제와 수온 관계, 이상화학반응 등에 대한 조사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1일 "슬러지를 모두 제거하는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해 이제는 수돗물 수질이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질관리를 계속 강화해 알루미늄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명동정수장의 '알루미늄 기준치 초과 수돗물' 공급 등으로 파문이 일자 수돗물 관리담당부서(정수과) 직원 10여 명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