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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그나마 기름값이 조금 싼 부산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김동하기자 kimdh@kookje.co.kr |
- 대중교통 승객 갈수록 급증, 운송업계 "운임 인상 검토"
제약회사 영업사원 박모(31) 씨는 요즘 주유소에 가기가 겁난다.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어느새 ℓ당 2000원 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박 씨는 "울산과 부산을 왕복하다 보니 최근 한 달간 기름값이 80만 원이나 들었다"며 "길바닥에 돈을 깔고 다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가격이 30~40원가량 싼 셀프 주유소를 찾고 있다.
기름값이 연일 오름세를 타면서 시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기름 소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ℓ당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이 1992.92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사상 최고치였던 1990.75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일주일 전인 17일과 비교해도 9원가량이나 상승한 가격이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 주유소에서는 ℓ당 2000원을 넘겨 판매하고 있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청원란에는 "이명박 정부, 기름값 낮춰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절박한 심정을 담아 유류세 인하를 정부에 요구하는 서명요청 글이었다. 한 네티즌은 "출근도 못하겠다. 차에 기름 넣을 돈이 없어서…"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날 오후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한 아파트의 지상 주차장에는 출근 등으로 대다수 가정이 비어있는 오후 시간임에도 20여 대의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지하 1~2층 주차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0여 세대가 사는 인근 다른 아파트의 주차장에는 100여 대의 차가 들어차 있었다. 아파트 관리인 김모(70) 씨는 "설 연휴 이후 차를 집에 두고 출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름값 인상 때문이라 100% 장담할 수 없지만, 특별히 다른 이유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름값 절감을 위해 시민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단연 대중교통 이용이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루 평균 도시철도 승객은 81만5000명으로, 지난해 2월 하루 평균 지하철 승객 수(75만7000명)보다 6만 명가량 늘었다.
경남 창원에서는 최근 비싸진 기름값 때문에 공영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이 많다. 정진수(29) 씨는 "2만 원을 내고 연회원 가입을 한 뒤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며 "기름값 절감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했다.
운송업계는 기름값이 더 치솟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산~일본 여객선을 운항 중인 미래고속 관계자는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 운임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이 부담은 그대로 승객에게 돌아가 여객선 승객 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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