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정리해고 문제로 갈등을 이어오던 한진중공업 노사가 9일 사태 해결을 위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노사는 해고자 94명에 대해 애초 국회 권고안대로 노사가 합의한 날로부터 1년 내에 재고용하기로 합의했다. 해고자들은 해고 전 근무경력을 인정받고 복직한다. 이들은 내년 11월께 영도조선소로 모두 돌아오게 됐다. 또 노사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약속했던 해고자 생계지원비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는 3차례에 걸쳐 나눠 주기로 했다. 

이날 합의 전까지 노조가 사측에 계속해 제기했던 추가 요구안들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아 논란으로 남게 됐다. 퇴직금 정산문제와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 지원문제 등은 이날 합의에서 빠졌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끊임없이 이를 요구했지만 결국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가 일단락되는 대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해고자 박모(50) 씨는 "그동안 요구해왔던 것에 비해 너무 퇴보한 합의"라면서 "더는 김 지도위원을 크레인 위에 둘 수 없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노사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 크레인 농성자들에 대한 형사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형사 고소·고발 등에 대한 문제는 경찰과 검찰이 판단하기 때문에 김 지도위원에 대한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측의 합의사항은 김 지도위원 등 크레인 농성자 4명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는 것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