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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부산 사하구 몰운대초등학교 운동장 입구에 석면 검출로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몰운대초등학교 운동장은 지난달 8일부터 통제돼 35일째를 맞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자투리 공간서 뛰어노는 학생들, 비닐에 덮인 운동장 보며 '불안'
- 교육당국 철거·재시공 지침없어 교사·학부모, 빨리 제거 요청도
"졸업 전에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찰 수 있을까요.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요." 13일 점심시간 부산 사하구 다대동 몰운대초등학교.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뛰어다녀야 할 운동장은 파란색 대형 비닐로 덮였다. 운동장 주위로는 바리케이드와 높은 그물망이 쳐져 있고, 출입 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놀 곳이 없어진 학생들은 콘크리트 주차장이나 좁은 놀이시설, 건물 입구 앞 작은 공간에 모여 배드민턴을 하거나 공을 주고받았다. 건물 밖 웬만한 공간은 학생들로 붐볐다. 운동장 대신 교실 앞 복도를 달리는 학생도 많았다.
한참 활기차게 뛰놀며 신체활동을 해야 할 시기지만, 학생들은 한 달 넘게 이런 '자유'를 못 누리고 있다. 지난달 8일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 결과 이 학교 감람석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0.75% 검출됐다. 기준치를 7배나 넘었다. 이때부터 운동장은 폐쇄됐고, 학생들은 구르고 달릴 '대형 놀이터'를 잃었다.
주차장에서 배드민턴을 하던 6학년 학생들은 "어른들 얘기를 들어 보니 졸업하기 전에는 운동장을 달릴 수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운동장을 바라보던 1학년 김모 양은 취재진에게 "아저씨, 언제쯤 운동장 쓸 수 있는 거예요"라며 순진한 표정으로 묻기도 했다.
학부모와 교사도 불안하고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김모 교사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딸이 운동장에서 석면을 마셨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하루빨리 석면을 말끔히 제거하고 안전한 운동장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이들의 '꿈'이 주차장과 복도에 갇혔지만, 교육청과 학교는 아직도 대책이 없다. 하다못해 어떻게 고쳐야 할지 대략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해 안에 운동장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건 어려워졌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감람석 운동장을 만드는 데만 두 달이 걸렸던 만큼, 다시 철거하고 다른 재질로 바꾸려면 훨씬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석면이 어느 정도 깊이까지 스며들었는지 알 수 없어, 현재 공사 일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과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어떤 지침도 내려오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교육청 측은 "석면 폐기물이라 철거 절차가 까다롭다. 교과부 지침도 없어 실질적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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