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올해 태어난 따오기들이 인기척에 놀라 경계를 펴고 있다.

- 2016년까지 100마리 이상으로 늘려 방사 계획

"3년만에 식구가 13마리로 늘어났어요."

세계적인 생태계 보고인 경남 창녕 우포늪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따오기복원센터는 요즘 따오기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2008년 10월17일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양저우(洋洲)ㆍ룽팅(龍亭) 부부가 한국에 둥지를 턴 지 3년만에 수컷 2마리와 암컷 11마리 등 모두 13마리로 늘었다.

따오기 부부가 낳은 알에서 2009년 암컷 2마리(따루ㆍ다미), 지난해 암수 각 한마리(다소미ㆍ포롱이)가 나왔다.

올해는 암컷만 무려 7마리가 알을 깨고 나와 '딸 부잣집'이 됐다.

복원센터 사육장 1호방에는 금실 좋은 양저우ㆍ룽팅 부부가 긴 부리로 서로 깃털을 긁어주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바로 옆 2호방에는 지난해 태어난 수컷 다소미와 2009년 태어난 암컷 따루가 지난 11일부터 어색한 신접살림을 시작했다.

센터측은 지난달 26일부터 암컷인 따루와 다미, 수컷인 다소미를 한 방에 넣어 관찰한 결과 서로 눈이 맞은 다소미와 따루의 합방을 전격 결정했다.

졸지에 방에서 쫓겨난 다미는 지난해 태어난 암컷 포롱이와 함께 한 방에서 새 짝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올해 태어난 7마리의 암컷들도 2개 사육장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처럼 따오기들이 건강하게 잘 자란 것은 따오기들을 자식처럼 돌본 복원센터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따오기복원센터는 2008년 9월 검역동 1채와 번식케이지, 부화ㆍ육추동 1채를 갖춰 놓고 따오기 부부를 맞았다.

2009년말부터 지난 6월까지는 번식케이지와 연구관리동, 사육케이지를 새로 마련했다.

다음달 말에는 군내 장마면에 사육장 2채와 관리동 등을 갖춘 분산 번식 케이지를 연다.

현재 센터에는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울타리에는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고압전류가 흐르는 퇴치기까지 설치해 놨다.

센터에는 수의사와 연구원 등 6명이 상주하며 따오기들을 돌보고 있다.

따오기들은 영양이 풍부한 인공사료를 비롯해 미꾸라지, 민물새우 등을 즐겨 먹는다.

센터에 근무하는 이성봉 따오기 계장은 "따오기가 알을 낳으면 어미새가 품듯 부화시키고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듯 정성을 쏟아왔다"며 "따오기를 복원하고 있는중국과 일본을 모두 다녀왔는데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따오기들이 제일 야무지고 건강하다"고 자랑했다.

1980년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를 30년만에 성공적으로 복원한 환경부, 경남도, 창녕군은 이제 따오기를 야생으로 방사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창녕군은 내년부터 야생적응 방사훈련장을 만들고 따오기 야생 적응을 위해 우포늪 일대 13곳, 19만㎡에 따오기들이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쉼터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부도 6월15일 따오기를 멸종위기종으로 등재,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복원ㆍ증식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는 연말께 중국 임업국과 따오기 보호와 증식, 복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창녕군은 중국과의 협약이 체결되는대로 따오기 한 쌍과 수컷 2마리 등 모두 4마리를 중국에서 일찍 들여와 따오기 개체수를 늘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근친교배에 따른 면역력 약화 등 열성유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창녕군 성낙인 우포늪관리사업소장은 "2016년까지 따오기를 100마리 이상으로 늘려 1년 가량의 야생 적응기간을 가진 뒤 자연으로 날려 보내게 된다"며 "중국에서따오기를 추가로 들여오면 우포늪 하늘에서 따오기가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을 더 빨리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따오기는 현재 중국에 1600여마리, 일본에 200여마리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1월 경기도 문산 비무장지대에서 관찰된 뒤 자취를 감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