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5차 희망버스 환영, 정리해고 철회, 한진중공업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기획단·민주노총, 부산행 강행
- 범시민연합은 실력 저지 맞서
-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초비상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와 맞물려 오는 8, 9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나흘 앞두고 행사를 개최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희망버스 기획단과 민주노총은 제5차 희망버스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보수단체는 실력으로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혀 두 진영 간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부산지역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 명은 4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차 희망버스'의 평화적 개최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들 회원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청문회까지 열렸지만 조남호 회장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즉각 국회 국정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망버스 기획단과 영화인 1543명은 제5차 희망버스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여균동 감독과 배우 권영길 등 영화인 1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진숙 지도위원 지지를 선언한 1543명의 배우 등 영화제작 관계자의 명단을 발표하는 한편 "5차 희망버스를 적극 응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진보진영의 이 같은 제5차 희망버스 강행 움직임에 보수단체는 실력저지를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제5차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삼보일배 행사를 가진 '한진중공업 사태 외부세력개입 반대 부산범시민연합'(이하 범시민연합)은 5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희망버스 저지 궐기 대회'를 갖는다. 궐기대회에는 자유총연맹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단체 등 부산지역 120여 개 단체 소속 회원 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제5차 희망버스가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상기 범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희망버스 측은 세 차례 행사를 거치는 동안 도로를 점거하고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불법적인 행동에는 불법으로 맞서겠다.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3차 희망버스 행사 당시 이를 막기 위해 부산을 찾았던 '대한민국 어버이연합'도 희망버스 저지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희망버스 기획단 측도 무력행사에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희망버스 관계자는 "제5차 희망버스 행사는 평화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반대 측이 과도하게 무력을 행사할 경우 참가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방어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