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부산 영도구 신도브레뉴 아파트 앞에서 해고노동자 등 94명이 39일째 단식 중인 신동순 씨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동조 단식에 돌입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강덕철 기자 kangdc@kookje.co.kr

- 한진重 해고자 중단촉구 단식
- 부산상의는 "희망버스 철회를"

"동순이 형, 이제 밥 먹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중간 지점에서 단식 중인 신동순(52) 씨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철회투쟁위원회(이하 정투위) 소속 노동자들이 22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정투위는 정리해고 철회와 희망버스 개최 등 시민을 대상으로 펼쳐왔던 거리 선전전을 비롯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이날 오전 8시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또 가족대책위 회원과 현장에 있는 비해고 조합원들도 릴레이 단식에 결합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투위 관계자는 "39일째 단식을 이어온 신 씨의 건강상태가 매우 위태롭다"며 "이를 더는 그냥 둘 수 없어 신 씨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고자 김경춘(50) 씨는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회사복귀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며 "신 씨가 단식을 멈추고, 몸을 추스린 뒤 함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정홍형(49) 씨 등 3명과 함께 30m 높이의 크레인 위에서 88일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지키기 위해 투쟁 중이다. 오랜 단식으로 15㎏가량 몸무게가 줄어든 상태이며, 기력이 쇠해 거의 누워서 생활하고 있다. 김 위원과 해고자들이 그동안 여러 차례 단식중단을 요구했지만 신 씨는 완강하게 거부의 뜻을 밝혀왔다. 김 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가기 전까지는 단식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다.

본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신 씨는 "여태껏 원칙을 고수하며 이어왔던 단식농성을 그만두기에는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고, 저들의 단식을 보고만 있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제5차 희망버스 행사 예고에 따른 부산상공인 공동성명서를 내고 희망버스 행사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특히 희망버스가 예고된 10월은 11월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등 중요 행사가 잇달아 열리는 시즌으로, 희망버스 행사를 강행한다면 부산 경제와 부산의 도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