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3차 희망 버스' 행사가 30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영도구는 물론 부산 전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희망버스 기획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30일 오전 전국 50여 개 지역에서 1만여 명의 참가자를 태운 희망버스가 출발해 오후 6시에 부산역 광장에 집결, 밤샘 문화마당과 대동마당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오전 9시에 해산할 계획이다. 지난 1·2차 행사 때보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기획단은 그러나 구체적인 집회 장소나 참가자 이동경로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평화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현장상황을 봐가며 유동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사 주최 측이 부산역 광장과 남포동 피프 광장, 서면 쥬디스태화, 롯데백화점 광복점, 부산시청, 경성대·부경대 등 6곳에 집회신고를 낸 것으로 미뤄 이들 6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가진 뒤 영도까지 행진해 한진중공업 앞에 집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영도구 주민과 해병전우회, 자유총연맹 등 5000여 명은 30일 오후 8시께부터 영도대교와 부산대교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영도 진입을 막기로 했다. 또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백 명이 영도에 집결할 예정이어서 희망버스 참가자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부산 전역에 90여 개 중대, 7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주민들과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 간 물리적 충돌에 대비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집회는 최대한 보장하겠으나 1·2차 때처럼 도로 전체를 막고 불법 행진을 해서 교통을 마비시키거나, 주민들이 인내하기 힘든 수준의 생활침해 등 명백한 불법행위를 할 경우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진중 이재용 사장은 이날 선박 도장작업용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에 접근, 고공 면담을 시도했지만 김 위원의 반대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