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7시께 빗속을 뚫고 2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 7000여 명(경찰 집계)이 부산역 광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 참가해 2시간가량 부산민예총의 사물놀이와 비보이 공연 등을 즐겼다． 이들은 밤 9시40분께 부산역을 출발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도보행진을 펼쳤고, 경찰은 길을 틔워주며 이들의 빗속 행진을 안전하게 인도했다. 선두 행렬 참가자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의 버스'라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부산역을 출발해 장대비를 뚫고 한진중공업을 향했지만 밤 10시40분께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까지 700여 m 남겨둔 영도 봉래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행진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로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곳 도로 8개 차로를 경찰버스로 완전히 봉쇄하고 물대포차 9대를 배치해둔 상태였다.

참가자들은 밤 11시께 50여 명의 여경들이 막고 선 1차 저지선을 뚫었고 자정이 지나면서 경찰을 떠밀며 본격적인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들을 방패로 막는 등 경찰 차벽 주위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계속됐다. 10일 0시20분께 경찰은 진입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최루액을 뿌렸고, 이 과정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최루액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경찰차벽에 인근 공사장에서 주워온 벽돌을 쌓은 뒤 밟고 올라서려고 했고, 경찰은 10일 새벽 2시30분께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며 해산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50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경찰관 14명과 참가자 30여 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자발적인 공연과 연설회를 가진 희 버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3차 희망의 버스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하고 자진해산했다. 

최성용 민주노총 교육선전부장은 "참가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갔지만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투쟁을 이해하고 돌아갔을 것"이라며 "트위터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만큼  3차 희망의 버스에는 더 많은 인원이 빠른 시일 안에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지난 9일 밤 10시40분부터 10일 오후 3시30분까지 15시간가량 영도 봉래교차로 인근 도로에 모여 농성을 벌이자 이 일대 교통이 전면 차단돼 시민들과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