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광욕 등 휴양지 면모
사흘째 때이른 무더위가 이어진 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선탠을 즐기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6일 낮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휴일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가족단위의 피서객들 틈으로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아직 바닷물이 차가운 탓에 바다로 뛰어드는 시민은 거의 없었으나 외국인들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바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거나 백사장에서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사람들도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자 해수욕장의 주요 진입로인 구남로 인근의 호프집 등에는 외국인으로 넘쳐났다. 이들 가게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의 수가 더 많았다.
예년보다 한 달 일찍 개장한 해운대해수욕장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사계절 관광지'를 표방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한 조기 개장 정책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6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연휴기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무려 75만 명에 달한다. 1966년 해운대해수욕장이 공설 해수욕장으로 문을 연 이후 6월 피서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민 정서상 조기 개장은 시기상조라는 애초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이처럼 해운대해수욕장의 조기 개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황금연휴 중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데다 모래축제와 부산국제무용제 등이 열린 관계로 시민들이 몰린 이유도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 역시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7, 8월 두 달만 개장하는 국내 해수욕장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해수욕장 개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일찌감치 해운대를 찾고 있다.
여기에다 해운대구가 외국인 전용 웹사이트 등을 통해 해수욕장 조기 개장과 모래축제 등을 적극 홍보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신경을 쓴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제리 맥코믹(27·미국) 씨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운대해수욕장을 그동안 딱 두 달 동안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는데 올해부터 일찍 문을 열어 정말 좋다"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시간을 해운대에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조기 개장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편의 제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