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작업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아버지를 설득하는 의미에서 `시인과 영화감독'을 만들었습니다."제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와이드 앵글'부문에 초청된 김태균씨(26)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화감독이 되고자하는 영화학도다.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운파상(상금 1천만원)이 수여되는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선정돼 주목을받고 있다.

"버스기사이자 시인인 아버지의 일상을 따뜻하게 기록했다"는 그는 "PIFF에 초청되면서 아버지가 저의 작업을 어느 정도 인정해 주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산예전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이고, 아버지 김무영씨(54)는 방송통신고에 다니며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군대를 갔다온 후 영화를 하고 싶어 부산예전에 들어간 그는 "영화 때문에 아버지와 다소간의 갈등을 빚었다"고 밝혔다.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아들이 시인인 아버지를 화면에 담은 `시인과 영화감독'은 가치관이 다른 부자간의 애정이 소박하게 담겨 있어 시사회때 호평을 받았다. "졸업후 연출부에 들어가 감독의 길을 걷겠다"는 그는 현재 PIFF 기록영화팀의 일원으로 제3회 PIFF를 준비중이다. 앞으로 재미있으면서도 메시지가 강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유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