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지역 주유소 내 유가 정보 표시판.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이 모두 5주 연속 상승했다. 부산도 전국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시행된 데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환율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름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9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745.0원(이하 ℓ당)으로 전주보다 15.3원 급등했다.

지난달 다섯째 주에 이어 5주 연속 상승세(전주 대비)다. 이는 말 그대로 평균값이어서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가격은 훨씬 높을 수 있다.

이달 넷째 주 경유 가격은 1660.4원으로 전주보다 23.8원 올랐다. 역시 5주 연속 상승했다.

부산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722.8원으로 전주보다 17.0원 올랐다. 전국과 마찬가지로 5주 연속 상승했다. 부산 경유(1642.7원)도 25.6원 급등했다.

이처럼 국내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상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물가를 자극해 기름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한국 내 달러 부족 등으로 1460~147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1475.6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 4월 9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그 이후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당국의 개입과 국민연금 등 일명 ‘4차 협의체’ 가동으로 1460원대로 다소 내려갔다.

유류세 인상도 기름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1일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10%에서 7%로,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인하율을 기존 15%에서 1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는 기존 738원(이하 ℓ당)에서 이달 763원으로 25원 올랐다. 경유에 붙는 유류세도 494원에서 523원으로 인상됐다. LPG 부탄도 173원에서 183원으로 10원 올랐다.

연말 성수기 석유제품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기름값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