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체 채무자 구제를 위한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약 7조 원 연체 채권을 가진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이 지지부진해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한 달간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는 총 12곳이다. 이 중 상위 10개사에 해당하는 곳은 1곳 뿐이며 상위 30개 사로 범위를 넓혀도 4곳에 불과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제출한 가입 현황에 따르면 상위 30위권 업체 4곳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매각대상 채권(7년 이상·5000만 원 이하) 규모는 58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는 대부업계가 보유한 연체채권 약 6조7000억 원의 8%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부업권이 보유한 전체 연체채권 규모는 카드(1조9019억 원) 은행(1조2301억 원) 보험(6425억 원) 상호금융(6050억 원) 등 개별 업권들 중에서 가장 크다.

새도약기금은 자율 협약이라 강제성이 없고, 일부 상위 대부업체들은 채권을 정부가 제시한 매입가에 넘기느니 차라리 폐업을 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체들은 연체 채권의 매입가가 액면가의 최소 25% 수준이라며 정부의 채권 매입가율(5%)이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한다. 대부업체들이 협약 가입 전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인센티브를 받고자 정부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부업계는 2021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데 이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발생한 연체 채권 매입이 막히면서 최근 시장 규모가 축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22년 말 98만9000명에 달했던 대부업체 이용자는 2023년 72만8000명, 2024년 6월 말 71만4000명, 2024년 말 70만8000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