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7개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향후 5년간 총 9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대한국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르노는 부산 공장의 전기차 라인 전환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투자 파트너십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29일 ‘APEC CEO 서밋’(10월 28~31일)이 진행 중인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글로벌 기업 7개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투자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APEC CEO 서밋은 산업부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APEC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 개최에 맞춰 경주에서 지난 28일 개막한 경제 행사다.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대한국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 7개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르노(Renault) ▷앰코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코닝(Corning) ▷에어리퀴드(Air Liquide) ▷지멘스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유미코아(Umicore)다.

이들은 향후 5년간 총 90억 달러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한국에 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 가운데 단기간 내 유입될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6억6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인공지능(AI)·반도체·이차전지·미래차·바이오 등 우리 정부가 중점 육성하는 전략산업에서 주로 이뤄진다.

산업부는 “이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신뢰 표시이자 한국이 세계 혁신투자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 대상 지역 등이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다.

니콜라 파리 르노 한국 대표는 행사에서 “르노그룹은 한국을 5대 전략적 글로벌 허브 중 하나로 지정하는 등 미래차 전략에 매우 중요한 위치(국가)로 생각한다”며 “한국 미래차 생태계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부산 생산라인을 전기차 신차 생산설비로 전환·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맷 가먼 AWS 대표는 “한국은 AI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했다”며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31년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총 5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멘스헬시니어스는 경북 포항테크노파크 내 9918㎡(3000평) 부지를 임차해 ‘심장 초음파 의료기기 핵심부품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400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앰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후공정 시설 확충 ▷코닝의 첨단 모바일 기기용 소재 생산설비 투자 ▷유미코아의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 증설 ▷에어리퀴드의 반도체 특수가스 공장 증설 등도 추진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투자가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입지·환경·노동 분야의 규제 개혁과 재정 지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