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산업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선원들 가운데는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업 중인 선원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시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최근 5년간 선원 임금 체불액은 243억9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69억2200만 원, 2021년 42억1400만 원, 2022년 34억7600만 원, 2023년 30억3600만 원, 2024년 48억7600만 원이었다. 올해 1~6월에는 18억6600만 원이 지급되지 못했다. 이 기간 임금 체불 대상 인원은 206명이었다. 산술적으로 1인당 905만 원가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액을 관할 수산청별로 보면 부산이 8억 원(대상자 7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포항 4억 원(45명), 목포 2억 원(29명), 대산 4500만 원(16명), 인천 4300만 원(14명) 등의 순이었다. 국적별로는 외국인(104명)과 내국인(102명)이 비슷했다. 지난 2020년에는 임금 체불 394건 가운데 외국인이 94건으로 24%를 차지했으나 이후에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임금을 받지 못한 외국인 선원이 내국인 선원을 앞지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선원 부족을 이유로 거론한다. 현재 일선 현장에서는 내국인 선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젊은 층 유입이 저조해 빈자리를 외국인으로 채우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선원 임금 체불 실태를 정확하게 살핀 뒤 적절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힘든 업무로 신규 선원 충당이 어려운 상태에서 임금마저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 인력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임금 체불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해 처벌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선원 임금 체불 예방 및 해소 등을 위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 11개 지방해양수산청이 점검반을 구성했다. 대상은 최근 3년간 임금 지급을 미뤘거나 그럴 가능성이 큰 업체다. 해수부는 임금 체불이 확인되면 선사에 조속한 지급을 촉구하는 한편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사법 처리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원들에게는 각종 법률 지원도 제공한다.

송 의원은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면 감독관 인력 확충 등 실질적인 개선 방안 및 구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