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올해 50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 이와 별도로 현재 반도체 기업 등에 한정된 ‘공급망안정화기금’ 지원 대상은 조선사로 확대한다.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급망 안정화 전주기 금융지원 방향’을 발표했다.

공급망은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의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재화와 서비스·정보의 흐름이 이어지는 연결망을 의미한다. 핵심 물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경제·사회 등 분야가 타격을 받게 된다. 2021년 중국발 ‘요소 공급 중단’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번 금융지원 방향은 ▷자국 중심의 통상환경 변화 ▷희토류 등 수출통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사태 등 대외여건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지속된 데 따른 조처다.

구 부총리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이차전지를 비롯한 핵심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며 주요 기업 상당수가 적자로 전환된 상황”이라며 “국내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석유화학·철강산업 등도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이나 공급망 파급력이 큰 분야를 ‘전주기 지원’ 대상으로 우선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광물, 에너지, 국민경제 필수재, 제약·바이오, 물류·인프라 등이다.

특히 정부는 통상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로 물류망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공급망안정화기금 지원 대상을 국내 MRO(유지·보수·관리) 관련 조선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2024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제도다. 수행 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이다. 현재 기금 지원 대상은 핵심광물·반도체·이차전지 등 경제안보품목이나 항공운송 등 서비스의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는 선도사업자다.

정부는 또 글로벌 거점 항만의 터미널 지분·운영권 등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터미널 투자 민관 TF’를 구성하고 공공자금 지원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항만 물류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후단지를 2022년 기준 1600만㎡에서 2030년 3100만㎡로 확대하고, 해운분야 탈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해 친환경 선박을 새로 건조할수 있도록 관련 지원정책을 한 데 묶어서 제공한다. 선박금융(투자·보증)과 친환경 펀드(정책금융기관), 저탄소선박 지원(보조) 등을 패키지화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45조8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저리로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공급망안정화기금 10조 원 ▷수출입은행 13조3000억 원 ▷산업은행 18조 원 ▷기업은행 4조5000억 원 등이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 등의 보증·보험을 제공할 때 총 4조4000억 원 한도 내에서 보증료율 등을 우대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