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비수도권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특례 대상 확대와 예비타당성(예타) 제도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한다.

다만 지방 광역시 내 인구감소지역 등이 혜택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데다, 바뀌거나 새로 제정해야 할 법률 등도 적지 않아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기재부 제공

정부는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지방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총 56개 과제가 담겼다.

우선 ‘세컨드 홈’ 세제 지원 대상 지역이 현재 인구감소지역에서 인구감소관심지역으로 확대된다. 이 제도는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내에 있는 주택을 추가로 구매해 집이 2채가 돼도 1가구 1주택자로 인정해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12억 원’ 등 각종 세제혜택을 계속 받도록 하는 것이다.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 등을 막기 위해 시행 중이다.

여기에 인구감소관심지역(전국 총 18곳)이 추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구감소지역(총 89곳)이나 인구감소관심지역 전체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 제도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수도권·광역시를 뺀 80곳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이 때문에 부산 동·서·영도구 등은 인구감소지역에 속하는 데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나마 도시 낙후도 등이 덜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세제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된 인구감소관심지역 역시 수도권·광역시는 제외된다. 이에 따라 인구감소관심지역에 속한 부산 중구·금정구 등도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이를 놓고 ‘정부가 해당 기준을 협소하게 설정해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 사회간접자본사업(SOC)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정비한다.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26년간 유지돼 온 SOC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금액을 총사업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전체 사업비가 1000억 원 미만이라면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역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예타 평가항목도 개편할 계획”이라며 “지역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지역균형 평가 비중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에서 양도세·종합부동세·재산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주택의 공시가격을 4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취득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주택의 취득가액을 3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시가 9억 원은 실거래 가격 기준으로 12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