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목적으로 개를 생산·유통·소비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 식용 종식법’이 지난해 8월 7일 시행된 지 1년 만에 전국 개 사육 농장의 70%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유예기간이 끝나 본격적으로 단속이 시작되는 2027년 2월 7일에는 개 사육 농장 대부분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용 목적으로 사육된 개.

1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일까지 지자체를 통해 접수한 현황을 보면 개 사육 농장 1537곳 가운데 1072곳이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폐업한 곳에서 키우던 개는 34만5590마리였다. 개들은 국내외 입양, 반려견·경비견으로 분양, 소유권 포기 후 지자체 이관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살길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식품부는 시기별로 6개 구간으로 나눠 빨리 문을 닫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폐업 실적은 1구간(2024년 8월 7일~2025년 2월 6일) 611곳, 2구간(2025년 2월 7일~8월 6일) 461곳이었다. 경남에서는 102곳 가운데 64곳이, 울산에서는 10곳 중 1곳이 폐업했다. 반면 9개의 개 사육 농장이 있는 부산에서는 아직 1곳도 문을 닫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국에는 465곳(8만5639마리)의 개 사육 농장만 남게 됐다.

애초 농식품부는 올해 8월 초까지 843곳이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폐업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의 폐업률은 75%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법이 시행되면서 개 식용 종식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조기 폐업 유인을 위한 정책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농식품부는 영업하지 않는 개 사육 농장에 대해서는 신속한 시설 철거를 돕는 한편 농장주들이 다른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 식용견 증식·입식, 사육시설 증설 여부 점검 등을 통해 사육 재개를 차단하기로 했다. 폐업을 미루는 개 사육 농장에 대해서는 이행조치명령, 과태료 부과 등과 같은 행정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개 식용 업계의 협조와 우리 사회의 관심 덕분에 예상보다 폐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더 나은 동물복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종식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입양이나 분양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 개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