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원회가 오는 13일 현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내부 반발이 거세고, 실효성 논란과 함께 위헌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찬반 양론이 팽팽해 개편까지 진통도 예상된다.

정태호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장과 기획위원, 전문위원들이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해동첨단공학관에서 열린 국정위 ‘기술과 아이디어로 혁신하는 우리곁의 AI 클러스터’ 현장방문 행사에서 원격조종을 통한 데이터수집 및 모방학습 추론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정기획위가 마련한 개편안은 금융위가 맡아온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담았다. 또 금융위의 감독 기능을 현 금융감독원과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이대로 조직 개편을 확정하면 금융위는 사실상 해체된다. 이와함께 금감원 내부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소보원)으로 격상해 독립기구로 운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 개편안의 쟁점은 금융감독 권한을 민간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에 부여하는 것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2017년에 유사한 논의가 있었을 때 당시 법제처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금융기관 제재, 설립·합병 인허가 등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 권한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직접 수행해야 할 업무라고 해석했다. 반면, 법률 개정을 통해 금융감독위에 행정권을 직접 부여할 경우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정책과 감독 기능이 분리돼 금융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하기 어렵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중복 규제와 검사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정책·감독 기능이 분리되면 해당 정책을 어디에서 담당해야 하는지 구분하기가 어렵고 그만큼 신속한 대처도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안도 찬반이 갈린다. 금감원은 소보원을 신설해 감독권을 주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소비자 보호 업무를 하기 어렵고, 감독권을 주면 기관별로 업무 권한과 범위를 놓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감독기구가 늘어나면 금융사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기관간 상호 견제로 적극적 금융소비자보호가 이뤄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