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의 전체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2.3% 오르며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폭염·폭우 영향으로 수박과 마늘·시금치 등 과일·채소류 물가가 급등했다. 가공식품과 축산물 물가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마트 제공

5일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각각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60(2020년=100)으로 지난해 7월보다 2.3% 올랐다.

지난해 12월(2.0%) 이후 8개월 연속 2%대 상승(전년 동월 대비) 흐름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고 지난 1월(2.3%)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이하 지수 기준)도 지난해 7월보다 2.1% 올랐다. 지난 6월(2.2%)보다 다소 낮아지기는 했으나 두 달 연속 2%대 상승세다. 통계청은 특정 제품이 지역에 도달하는 기간에 차이가 있고 유통 방식 등도 제각각이어서 시·도별 물가 상승률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지역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6월 상승률이 0.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농산물 중 과일류 물가를 보면 여름철 대표 품목인 수박이 32.3% 치솟았다. 하락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인 지난 1~5월이나 8%대 상승률을 기록한 6월과 비교하면 ‘폭등’ 수준의 오름세다.

지난달 전국을 강타한 역대급 폭염·폭우 때문이다. 아몬드(20.5%) 아보카도(16.5%) 체리(15.5%) 귤(11.5%)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류도 마늘(21.1%) 시금치(15.3%) 양배추(14.7%) 깻잎(12.0%) 등의 물가가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6.5%) 고등어(14.0%) 조기(23.5%) 등 일부 축·수산물 물가도 급등했다.

부산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4.6%에서 지난달 5.0%로 더 높아졌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여파가 지속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가공식품 물가를 구성하는 73개 품목 중 55개가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오징어채(41.5%) 시리얼(24.9%) 초콜릿(23.4%) 김치(21.9%)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다만 부산 석유류 물가는 지난달 0.6% 하락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름값이 내려간 데 따른 결과다.

지난달 부산 생활물가지수는 3.0%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1.0% 하락했다. 생활물가 중에서는 보험서비스료(16.3%) 공동주택관리비(4.8%) 도시가스(6.6%) 치킨(8.8%) 등의 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