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부터 경제 현안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달 21일 취임 직후부터 최근까지 대미 무역협상에 전념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처음으로 본 업무를 시작하는 셈이다. 경제정책 운용의 핵심은 ‘0%대 성장률 탈출’이 될 전망이다.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기재부 제공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새정부 경제성장전략(가칭) ▷2026년도 예산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경제사령탑인 구 부총리는 이 과정에서 ‘총괄 지휘’ 역할을 한다.

우선 경제성장전략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인공지능(AI) 대전환 방안과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이 큰 뼈대로 들어갈 전망이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창업·인력·금융·재정·세제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중장기 방안으로는 ‘0%대 성장률’의 늪을 벗어날 전략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범부처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경제부총리 주도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방안도 비중 있게 담길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도 이달 중 나온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은 본예산 기준으로 역대 첫 7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들어 두 차례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2025년도 총지출이 이미 7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국가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두마리 토끼 잡기’의 과제를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세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수 있는 만큼, 이 역시 구 부총리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등 내용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