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쌀·쇠고기 등 한국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문제와 관련해 “저희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마친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 부총리는 이날 MBN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에서) 국민적 민감성을 고려해 (미 정부가 요구한) 추가적인 시장 개방을 방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자동차와 쌀과 같은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협상 타결을 알리며 “한국은 미국에 완전히 무역을 열기로 동의했다. 그들은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자 구 부총리가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구 부총리는 미국에서 협상을 마치고 지난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도 “쌀 시장 추가 개방과 관련해 미국 측과 논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구 부총리는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낮춘 것에 대해 이날 방송에서 “자동차 관세율 12.5%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얻어내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미국 측은 15%를 글로벌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이제 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게 된 만큼 우리 기업의 가격과 품질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수출 지역 다변화도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관련 지원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상호관세율 15%’를 얻는 조건으로 미국에 제시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에 재투자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의 핵심 분야인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내 선박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저에게도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