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수 등 ‘연료용’은 고려
- 美 협상서 거센 압박 전망

정부가 25일 미국과 진행하는 관세 협상에서 ‘쌀·소고기 시장 확대’ 카드는 쓰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가 대미 협상에서 모두 자국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번 한미 협상에서도 정부 방침과는 별개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농산물 품목인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을 미국에 협상 카드로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리 정부에 ‘미국산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을 요구해 왔으나 정부는 농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민감도를 고려해 두 품목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

대신 정부는 25일 관세 협상(‘2+2 통상협의’)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통상 카드로 써야 할 경우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농산물’ 수입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용 농산물 시장 자체가 식량용 작물과 다른 데다 식량안보 문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옥수수의 경우 자급률이 0.7%에 불과해 국내 생산자와 충돌 우려가 없는 작물로 꼽힌다.

다만 산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인 ‘쌀·소고기’를 제외하면 협상 카드가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이날까지 미국과 무역 협상을 완료한 국가는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5개국인데 대부분 자국의 농산물 시장 확대를 카드로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각별히 챙기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번 2+2 통상협의에서 미국의 강한 압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