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한국 상호관세 부과(8월 1일)가 1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이번주 후반 미국에서 ‘2+2 통상협의’를 연다.

상호관세 부과일을 앞두고 양국 정부가 테이블에 앉는 사실상 마지막 협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윤철(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공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저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재무부 장관 및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로 25일 회의를 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경제부총리와 산업부 장관이 참여했던 기존 ‘2+2 협의체’와 달라진 구성이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미국 측에서 (통상교섭본부장 참석을) 요청해 와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각각 카운터파트와 회의하기 위해 빠르면 이번주 방미해 미국 측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상호관세 유예 기한인) 8월 1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모든 관계부처가 원팀으로 국익과 실용 차원에서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있다”며 “마지막 (미국에) 갈 때까지도 최선을 다해 촘촘한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간 사실상 마지막 ‘관세 협의’가 될 이번 만남은 우리 정부가 희망하는 관세율 인하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 측에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 것인지가 이번 통상 협의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 정부는 수입 소고기 월령제 규제나 구글 정밀지도 반출 제한과 같은 ‘무역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을 검토하는 온라인 플랫폼 법안이나 망 사용료 부과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 통상본부장은 지난 14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나 어느 나라와 통상 협상을 하든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은 협상은 없었다. 농산물 부분을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요구한 농산물 개방이나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정 부분 ‘전략적 양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들 사안에 대한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칫 미국의 요구를 대거 수용할 경우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지금보다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앞서 한국농축산연합회와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들은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농업인의 양해와 동의 없이 농축산물 관세, 비관세 장벽을 허문다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