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에 일률적인 배송 방식만을 강요해 온 카카오가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는 대신 자진 시정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입점 업체에 배송 유형 선택권을 부여하고 마케팅 등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카카오의 동의의결안을 지난 15일 최종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로부터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원상 회복이나 피해 구제 등의 방안을 스스로 제안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소비자 피해를 합리적으로 구제하고 경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시행 중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납품업자에게 무료배송 방식만을 강제한 뒤 이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를 책정해 공정위 조사를 받아 왔다.

확정된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카카오는 앞으로 입점 업체의 배송유형 선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가령 상품가격이 7000원이고 배송료가 3000원일 경우 지금까지는 ‘무료배송·판매가격 1만 원’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업체의 경영상 유불리에 따라 판매가격 7000원·배송료 3000원을 별도로 표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송료를 뺀 액수로 수수료가 책정돼 입점 업체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공정위는 “입점 업체의 배송 유형이 달라져도 소비자 부담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에 최소 92억 상당의 수수료·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자지급결제대행 수수료 인하 ▷위탁판매 수수료 동결 ▷배송비용 결제대금 수수료 미부과 ▷광고를 위한 무상캐시 지급 ▷맞춤형 컨설팅 ▷기획전 개최 ▷입점업체 담당자 공정거래 교육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도입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은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온라인 쇼핑몰에 적용된 최초의 사례”라며 “향후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카카오가 동의의결을 성실히 이행하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