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중 도둑 맞은 여행자의 데이터가 ‘다크 웹’에서 활발하게 거래된다. ‘다크 웹’이란 접속하기 위해 특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페이지를 말한다.

동구 부산역 앞 횡단보도에 선 시민과 관광객들. 전민철 기자

20일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노드VPN에 따르면 노드VPN은 여행용 eSIM앱 Saily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런 현상에 나타났다. 노드VPN은 여권 스캔본, 항공사 마일리지 계정, 가짜 은행 명세서, 비자 스티커 등 여행 관련 정보는 최소 10달러에서 최대 500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인증된 EU 여권은 5000달러(약 690만 원), 아시아 여권 스캔본은 10달러(약 1만4000 원), 신분증 스캔본은 15달러(약 2만 원)부터 판매됐다. 부킹닷컴 예약 정보는 최대 250달러(약 34만 원)에 재판매됐다.

해커는 악성코드를 통해 사용자 기기나 클라우드 저장소에 접근하거나, 항공사·여행사·비자 발급 플랫폼의 정보 유출을 악용한다. 정교하게 위장된 피싱 사이트, 권한 설정이 미비한 클라우드 폴더, 공항에서 분실되거나 버려지는 탑승권 등이 해커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해커들이 탈취한 데이터에는 이름 생년월일 여권번호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비상연락처 등 주요 개인정보와 여행 세부정보가 포함된다. 이 데이터는 피싱, 신원 도용, 허위 계정 생성, 금융 사기 등 복잡하고 정교한 범죄에 활용된다. AI 기술이 해커들에게 쉽게 활용되면서 피싱 공격이 더욱 정교해졌다는 게 VPN 설명이다. 가짜 체크인 플랫폼에서 신분증, 셀카를 요구하거나 공항 라운지, 와이파이 등록 페이지를 사칭한 사기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노드VPN은 “민감한 여행 문서는 공개 클라우드가 아닌 암호화된 저장소에 보관하고 피싱 시도에 대비한 인터넷 주소(URL) 확인 등 기본 보안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위험 노출 관리 플랫폼인 노드스텔라(NordStellar)를 통해 다크웹 거래 시장과 해커 포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