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의 토지자산이 전년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제자리걸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자산 증가율도 0.4%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서울은 지난해 토지·주택자산 증가율이 5~6%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 토지자산 가운데 수도권 3개 시·도(서울 경기 인천)가 차지하는 비중도 66%를 넘어섰다.

인구·산업 등의 수도권 집중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다.

국제신문DB

통계청과 한국은행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자료를 17일 공동 발표했다. 국민대차대조표는 한 나라의 경제 또는 각 경제주체가 보유한 유·무형 실물 자산과 금융자산·부채 규모 등을 통계로 나타낸 것이다.

우선 ‘국가 전체의 부(富)’를 의미하는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경4105조 원으로 2023년(2경2888조 원·이하 연말 기준)보다 1217조 원(5.3%) 늘었다. 자산시장 활성화 등 영향으로 토지를 비롯한 주요 자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전국 토지시가총액(토지자산)은 1경2139조 원으로 전년보다 249조 원(2.1%) 증가했다. 2022년(-2.0%)과 2023년(-1.1%)에는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는데 지난해에는 2021년(18.3%) 이후 3년 만에 증가세(전년 대비)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시가총액(7158조 원)도 1년 전보다 287조 원(4.2%) 늘었다. 역시 3년 만에 증가했다.

문제는 이런 증가세가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만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의 토지시가총액은 4094조 원으로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어 경기(3378조 원·2.0%↑) 인천(579조 원·1.5%↑) 대전(216조 원·1.2%↑) 등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지난해 부산의 토지시가총액은 565조 원으로 2023년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주택시가총액 증가율도 서울은 6.4%(전국 1위)에 달했던 반면 부산은 0.4%(15위)에 머물렀다. 수도권 집중 가속화에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토지·주택자산 비중도 수도권이 압도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 경기 인천의 토지시가총액 합계는 8051조 원으로 전체(1경2139조 원)의 66.3%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23년(65.3%)보다 1.0%포인트 오른 것이다. 서울 비중이 33.7%로 가장 높았고 경기(27.8%)와 인천(4.8%)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부산 비중은 4.7%로 그나마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가장 높았으나 수도권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23년(부산 4.7%·인천4.8%)에 이어 2년 연속 인천보다 낮게 나왔다.

주택시가총액도 수도권 3개 시·도의 비중은 2023년 67.8%에서 지난해 68.7%로 0.9%포인트 높아졌다. 부산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5.4%로 낮아졌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5251만 원으로 2023년 말(2억4450만 원)보다 3.3% 늘었다. 이는 일본(18만 달러)보다 많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