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상목 전 부총리 사퇴 두 달 만에 ‘경제수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과 올해 세법개정안 마련 등 당면 과제는 물론, 저성장 극복을 위한 경제체질 개선과 재정운용 기조 전환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기재부 제공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구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재정·예산 전문가이자 국무조정실장까지 거친 정통관료다. 정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워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부터 차기 기재부 장관 1순위 후보자로 거론돼왔다.

구 후보자가 기재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1순위 과제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수립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정책 방향에는 내수 부진 침체를 해결하고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는 방안 등이 담겨야 한다.

지난 정부가 내세웠던 재정 긴축·감세 기조도 본격적인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 정부는 이미 2차 추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정준칙 법제화 재검토’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 등 구체적인 재정 운용 방향은 부총리 인선 후 열리게 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최근 주식시장 부양 의지를 부각하면서 언급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구체화도 관심을 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됐지만 여당이 반대한 유산취득세 등 상속세 개편 방향도 현안이다.

최 전 부총리 사퇴 이후 사실상 중단된 경제부처 장관급 회의체도 정상화할 전망이다. 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지난 달 21일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경제·금융·통화당국 수장의 모임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 정책 부서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은 새 부총리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기재부 장관으로서 스스로 기재부의 권한을 쪼개고 내부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