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이 50%를 넘어가며 역대 처음으로 내연 기관차 판매 비중을 추월했다.

전기차 시장 내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Chasm)가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달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은 관세 영향 등으로 27% 급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AFP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의 ‘2025년 5월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를 17일 발표했다.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총 14만1865대로 지난해 5월보다 0.4% 늘었다. 내수 판매량 중 친환경차는 7만3511대로 51.8%를 차지했다. 내연 기관차는 6만8354대로 48.2%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친환경차 판매량 및 비중이 내연차를 앞지른 것은 모두 처음이다.

지난달 친환경차 판매량(7만3511대)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도 39.0%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5만614대)가 1년 전보다 31.4%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끈 가운데 전기차(2만1445대·60.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1360대·115.9%↑)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부는 “테슬라의 ‘모델Y 주니퍼’ 출시와 중국 BYD 등 수입 전기차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출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감소한 62억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액 자체는 4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5월 기준 2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5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27.1% 급감했다. 올해 1~5월 누계 기준 대미 자동차 수출액(131억8000만 달러)도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었다.

산업부는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이 악화한 이유로 ▷미 관세 부과 ▷미국 조지아 신공장 가동 등을 꼽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자국의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지난 4월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고 최근에는 관세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들어선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이 최근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것도 국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달 유럽연합(EU)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8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보다 28.9% 증가했다. 기타 유럽(30.9%) 아시아(45.1%) 중남미(42.3%) 등에 대한 수출도 늘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35만8969대로 3.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