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대부분은 올해 안에 IMF(국제통화기금) 못지않은 외환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한 정치 상황이 경제와 산업 각 방면에 전이돼 투자가 위축되고 금융 불안이 야기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이런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본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올해 내 국내 경제위기 가능성 응답. 한국경영자총협회

최근 정치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50인 이상 508개(응답 기업 기준)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5년 기업규제 전망 조사를 실시(조사기관 모노리서치)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에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경제위기가 1997년 IMF 때보다 심각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22.8%였다. ‘IMF 외환 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상당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한 곳은 74.1%였다. 이 두 응답을 합치면 96.9%다. 반면 ‘올해 경제위기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낙관하는 곳은 3.1%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것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내수 부진, 수출 여건 모두 좋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국내외 규제 환경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 상황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치 불안이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가 가장 응답률이 높았고 그 외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0%)’ 순으로 집계됐다(복수 응답).

규제 환경 전망과 관련해 응답 기업의 34.5%는 올해 기업 규제 환경이 ‘전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외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7.4%,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1%이었다.

규제 환경이 전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45.7%), 국회의 기업 규제 입법 강화(29.1%), 정부의 규제 혁신 의지·동력 약화(26.9%) 순으로 분석됐다(복수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