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을 이루고 인구 감소를 줄이려면 피상적인 통계보다는 각종 정보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시행하되 부산 등 지방 거점 도시에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으로 정부가 비수도권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할 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서울에서 국토연구원과 함께 ‘지역균형발전포럼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새로운 국토발전전략과 국토모니터링 확산 방안’이었다. 국토부와 지자체, 학계, 연구원, 공공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방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방향 발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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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는 14일 서울에서 ‘지역균형발전포럼 정책 세미나’에서 열었다.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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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인구 등의 단순한 수치보다는 인구의 실제 이동과 체류 현황을 살핀 뒤 적합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 특히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지방 거점 도시 중심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인구 감소를 막는 한편 비수도권에도 경쟁력 있는 초광역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 마강래 교수는 재정을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 지방 거점도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을 때 인구감소 방지 효과가 1.9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마 교수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2218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해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을 연간 20조 원씩 30년(2030~2060년)간 수도권, 지방, 수도권·지방 균형 투자를 하면 지방의 인구 증가 효과가 403만 명으로 가장 컸다. 또 연간 2조4000억 원씩 30년간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분산 투자할 때와 거점 도시 중심으로 투자할 때를 비교하면 후자의 인구 증가 효과(73만 명)가 전자(39만 명)보다 34만 명 많았다.
마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해도 수도권은 가용토지 부족, 주택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조출생률 하락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재정투자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분산 투자를 하면 도로·철도 확장에 따른 교통 편리성 및 접근성 개선 효과가 발생하면서 사업체가 증가, 지역산업 활성화에 따른 인구 증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주민등록상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은 정해진 미래라고 전제한 뒤 통근·쇼핑·관광 등 체류에 근거한 ‘생활인구 기반 정책’을 활용할 때 지방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주민등록만을 기준으로 하면 양산시에 거주하면서 근무는 부산에서 하는 사람의 경우 이들의 생활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지방 활성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논리다. 아울러 임은선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토를 1㎞×1㎞ 단위까지 분석해서 지역의 인구·산업거점과 거점 간 상호의존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데이터 기반 국토모니터링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김현수 단국대 교수가 주재한 가운데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 황명화 국토연구원 국토모니터링연구센터장, 조득환 경북연구원 인구정책센터장 등 전문가들의 토의가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향후 국토균형발전정책을 세울 때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윤의식 국토부 국토정책과장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에도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춘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지방 거점 도시 성장을 위한 과학적인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