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의 은행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1년 반 동안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된 데다 경기마저 식으면서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0.04%와 비교하면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발생한 연체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만큼 새로운 부실이 생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큰 변동이 없다가 9월 0.05%에 이어 12월 0.07%로 상승한 뒤 올해 1월에는 0.09%까지 높아졌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구분 없이 뚜렷한 상승세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9월 0.05%에 이어 12월과 올해 1월에는 0.07%까지 올랐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6월(0.04%) 9월(0.06%) 12월(0.08%) 상승세를 그렸고, 지난달 0.10%로 치솟았다.

연체율은 은행 여신 건전성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9월 0.21%에서 12월 0.22%, 올해 1월 0.24%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 중 부실 채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은행 자산 건전성을 나타낸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의 연체 대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1062억 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