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PF 부실우려’ 증권사 포함
- 문제 확인 땐 이연지급 적용 방침

- 시중은행 올 임금인상률 등 확대
- 당국 개혁 드라이브 더 강화할 듯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으로 촉발된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한다. 은행권의 성과급·퇴직금 지급이 과도하다는 논란이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 금융권 ‘돈 잔치’ 점검

1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의 성과급 체계 점검에 나섰다. 당국은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의 성과급 규모가 적정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있는 증권사의 성과급도 점검 대상이다.

우선 당국은 임원 성과급 운용 체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금융사의 일반 직원 성과급까지는 관여할 수 없다. 이에 임원 성과급 체계를 손질해 회사 전반에 파급되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당국은 문제가 확인되면 ‘성과급 이연 지급제’의 실질적 적용에 나설 방침이다. 이는 단기 실적 추구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 나눠서 지급하도록 제도다. 또 금융사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클로백(claw back)’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도 찾는다. 금융사 경영진 보수 결정 과정에 주주가 참여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당국의 고강도 압박은 금융권이 자초했다. 은행권은 고금리 기조 때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 인상 폭을 높게 잡아 국민 빚 부담을 가중시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았는데도 영업시간 복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손해보험사들 역시 올해 초 실손보험료를 평균 9%가량 올렸지만, 코로나19로 이동이 줄면서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자동차보험료는 2% 정도만 내렸다. 카드사들도 지난해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했다.

■은행 ‘약탈적 관행’ 개편

당국의 은행 개혁 드라이브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이 최근 타결된 2022년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 지급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2%대에서 올해 3%대로 높아졌다. 성과급 지급률도 지난해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올해는 350~400%로 50% 이상 올렸다. 2021년 기준 5대 은행의 판매관리비 중 급여 항목으로 지급한 총액도 8조7103억 원으로 전년(8조2167억 원)보다 6%나 급증했다.

당국은 오는 23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어 향후 은행 개혁 방향과 절차 등을 정한다. ▷은행권 경쟁 촉진 ▷보수 ▷금리 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손실 흡수 능력 제고 등 6개 과제가 중심이다.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허가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은행권을 향해 “약탈적 영업”을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은행권이 최근 발표한 3년간 10조 원 규모 취약계층 지원책에 대해서도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당장 물 한 모금을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실제 은행 출연금은 7800억 원 수준인데 보증 배수를 통해 지원 규모를 부풀렸다고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