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공공요금 인상 때문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가 유지됐지만, 상반기만 놓고 보면 1.4%에서 1.1%로 내려갔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전년보다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1.8%)와 같다.

다만 시기를 구분해서 보면 차이가 있다. KDI는 올해 우리 경제가 명확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로 인한 단기적인 감염병 확산 ▷그에 따른 경제 위축 ▷최근 국내 수출 부진 및 소비 둔화 등으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본격 반등 ▷국내 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1.4%에서 이날 1.1%로 내린 반면, 하반기 전망치는 2.1%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반등 요인은 중국 경제”라며 “중국 경제가 나아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조금 높아질 수 있고 금리도 예상보다 긴축적으로 갈 수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요인이 경기 회복이어서 종합적인 영향은 한국 경제에 플러스”라고 말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3%포인트(3.2%→3.5%) 올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공공요금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률을 올렸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는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반영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3.1%에서 2.8%로 낮췄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율 상향 조정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흑자 폭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160억 달러에서 이날 27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국내 대면 서비스업의 호조를 반영해 8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올렸다.

KDI는 향후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예상보다 약한 중국 경제의 회복세 ▷고물가 기조 유지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상 지속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