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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란, 서양식과 궁합…미국·유럽 공략하겠다”

장종수 덕화푸드 대표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3-01-08 19:59:5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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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고춧가루·마늘로 발효 특징
- 조선시대 명란 최초 기록도 찾아
- 3년 걸려 한국 수산식품명인 지정

“부산의 로컬푸드인 명란은 잊혀졌던 아주 거대한 역사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명맥을 잇게 된 만큼 시민이 이를 알아주고 응원해주기를 바랍니다.”

장종수 덕화푸드 대표가 수산식품명인 인증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지난달 부산 수산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덕화푸드 장종수 대표가 해양수산부로부터 대한민국 수산식품명인(명란제조 분야)으로 지정됐다. 부친은 한국식 및 일본식 저염명란 제조법으로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수산제조부문 명장(2011년 고용노동부)으로 덕화푸드 창업자인 고 장석준 씨이다. 고인은 단순히 일본식 명란제조법을 넘어 한국식으로 재탄생시킨 1세대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첫 부자 명장·명인이 탄생한 셈이다.

장 대표는 두 개의 저염명란 제조법뿐만 아니라 전통명란인 조선명란 제조법까지 복원해 상품화한 점을 인정받았다. 조선명란은 염도가 3.5%인 저염명란에 비해 염도는 높지만 소금과 고춧가루 마늘만으로 맛을 내 발효시킨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일 부산 사하구 감천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명인 지정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어렵게 지정받은 만큼 정말 소중하고 그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진다”며 “명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부산에서 명장에 이어 명인이 배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부산이 명란 원산지이자 제조산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3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지정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다. 장 대표는 2020년 처음 명인 지정에 도전했으나 두 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유는 ‘국내 수산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관련 규정 때문이었다.

“국내에 명란이 있다면 당연히 국내산을 쓰겠지만 지금은 전혀 생산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조이며 400년 된 기술을 갖고 있고 일본조차도 이를 인정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지 못하다니 너무 속상하고 이해가 안됐습니다.”

명인 지정 주체인 해수부가 나서 관련 규정을 변경하고 심의위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맡았다. 대신 장 대표는 기업 부설 연구소를 통해 2018년부터 해왔던 조선명란 연구와 발굴작업에 더욱 집중했다. 인문학자를 고용해 각종 역사자료 논문을 찾아보고 신문 기사 등을 모았다.

명란에 대한 첫 기록을 찾는 등 성과도 컸다. 조선시대 승정원일기(1652년)에 “강원도에서 궁궐에 올릴 진상품 (중량) 명태알을 보내어 일이 혼란스럽습니다”는 문구가 있는데 명란에 대한 최초 기록이자 한일을 통틀어 세계 최초 기록이다.

역사발굴작업을 하면서 느낀 소회도 밝혔다. 장 대표는 “부친의 제조법 외에도 조선명란에 대한 제법 많은 기록과 흔적을 발견했다. 여기서 각종 아이디어를 얻었고 상품화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908년 발간된 한국수산지(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우리나라 수산 실상을 조사 기록한 책)에 명란제법에 대한 최초 기록이 있는데 그것과 부친이 알려준 제조법이 똑같아 신기했다”며 “과거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었고 대중화됐던 명란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제 그의 할 일은 조선명란의 세계화다. 그는 “단순히 옛날 것을 이어받는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조선명란은 저염 명란에 비해 짠 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서양식과 잘 어울린다는 강점이 있어 세계화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나 유럽시장 공략에 집중해 세계화의 첫 걸음을 내딛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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