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개발원·예금보험公·NH농협
- 서울대 동문·충암고 출신 꿰어차
- IBK기업은행·우리금융지주 등
- 국책·민간 안가리고 尹라인 거론

- 국정과제 추진 긍정효과 기대 속
- ‘낙하산’에 시장왜곡 우려도 교차

대선 캠프, 모피아(퇴직 후 거대 세력을 형성한 재정기관 출신 관료), 서울대 출신의 약진. 금융권 수장 교체기에 드러나는 윤석열 정부의 ‘금융 라인업’ 특징이다. 윤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사들이 대부분이어서 국정과제 추진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관치’ ‘낙하산’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갈수록 높아진다. 정치와 결합한 인사들이 금융을 덮치면 시장을 왜곡해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금융권 복귀하는 ‘대선 공신’

NH농협금융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1호로 영입한 인물이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재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이 전 실장은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경제 공약 전반을 총괄했고,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달 취임한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금융 자문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도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을 도왔다. 19대 국회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출신인 그는 후보 정무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같은 달 취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윤석열 사단’ 막내로 통했다.

■서울대 ‘전성기’

윤 대통령과 학연으로 얽힌 이들도 금융권 핵심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서울대 전성시대’다. 지난달 선임된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한국은행과 금감원, 금융보안원에서 근무했다. 지난 7월 취임한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와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 김소영 부위원장 등도 이번 정부 출범 후 금융당국 요직을 맡은 서울대 출신들이다.

오는 23일 결정될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선임도 윤 대통령의 학연과 맞물려 관심을 끈다. 지난 12일 결정된 최종 후보자 세 명 중 한 명인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이 윤 대통령이 나온 충암고 출신이다. 그는 ‘충여회(충암고 출신 여의도 기업인 모임)’ 회원이다. 충여회는 2005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충암고 출신 인사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피아 ‘묻지 마 우대’

‘모피아’ 위세가 강해진 것도 눈에 띈다. 모피아들은 국책, 민간 금융사를 가리지 않고 금융권 복귀를 노리고 있다. 다음 달 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기재부 관료를 지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직에는 임종룡,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선 캠프 출신인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도 언급된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자추천위원회(임추위)가 13일 확정한 18명의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에도 퇴직 관료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70세가 훌쩍 넘은 ‘올드 보이’ 인사들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크다. 임추위는 이날 외부 인사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