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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세대교체 전환점 2030부산세계박람회 <11> 21세기 세계박람회에 요구되는 7가지 관점③

박람회 체제 혁신할 파격 필요 … 젊은 재능에 기대 걸어야

  • 이각규 박람회연구회 회장
  •  |   입력 : 2022-09-19 19:19:2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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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도상국·최초개최 등 호소
- 회원국 득표에 유리하게 작용
- 과거 성공 경험 중요하지 않아
- 설득력 있고 과감한 비전 필요

- 대전박람회, 실적주의 버리고
- 젊은 열정 앞세워 성공적 개최
- 경험·권위 의존한 행사 준비 땐
- 제3세대 박람회로 전환 어려워
세계박람회 개최국이 유럽과 북미 중심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세계박람회장(왼쪽)과 2020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세계박람회장 모습. 이들 두 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세계박람회를 처음 개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5. 작은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2030년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2021년 10월까지 부산(대한민국) 모스크바(러시아) 로마(이탈리아) 오데사(우크라이나)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이 국제박람회기구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까지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 2회에 걸쳐 경쟁 PT를 발표했고,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의 경제제재로 5월에 러시아가 유치신청을 철회했다. 최근 한국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4개국이 국제박람회기구에 상세한 유치계획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외교활동과 민간의 글로벌 기업들이 회원국에 지지를 호소하면서 후보국과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5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경쟁한 것은 오사카(일본) 에카테린부르크(러시아) 바쿠(아제르바이잔)였다. 당초 파리(프랑스) 맨체스터(영국) 토론토(캐나다)를 포함해 6개국이 유치신청을 했고, 파리는 오사카의 최대 라이벌이었다. 일본보다 5개월 먼저 유치 신청했던 파리는 계획안 작성에서도 선두를 달리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이 되자마자 갑자기 유치신청을 철회했다. ‘세계박람회 도시’ 파리의 유치신청 철회에 일본의 정부 관계자는 매우 놀라는 동시에, 세계박람회의 행방에 일말의 불안을 가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철회 이유로 보도된 내용은 관람객 수의 전망이 불안한 것, 그리고 “통제 불가능한 재정 부담”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예산을 파산시키지 않을 만한 집객을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영국은 런던올림픽의 성공에 이어 2015년에 유치를 신청했지만, 이듬해 11월에 “세계박람회는 납세자에게 비용을 들인 만큼 가치가 없다”며 포기했고 토론토도 2016년 11월에 시의회가 세계박람회 유치 철회를 결정했다.

1928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설립과 함께 현재의 국제박람회 협약체제가 생긴 뒤, 개최한 지역은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일본 한국 중국뿐이었는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2017년 아스타나(카자흐스탄) 2021년 두바이(UAE)였다.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을 포함해 20세기에는 생각지 못했던 국가가 정식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개발도상국, 최초 개최, 미경험”을 유치홍보 슬로건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호소가 회원국의 득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2017년 카자흐스탄은 벨기에를 더블 스코어로 이겼고, 2020년 아랍에미리트와 경쟁한 러시아 터키 브라질은 개최 경험이 없었고, 2023년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폴란드를 이겼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금융위기로 인해 2023년 전문박람회 개최를 철회했다. 2017년 카자흐스탄, 2020년 아랍에미리트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모두 최초의 개최다. 세계박람회 역사상 유례없는 사례였다.

1928년 국제박람회기구가 창설될 당시 31개국이었던 회원국은 현재 170개국이다. 아프리카가 49개국으로 가장 많고, 유럽 42개국, 미주 31개국, 아시아 22개국, 중동 14개국, 오세아니아 12개국이다. 숫자상으로는 “언젠가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개발도상국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초의 개최’는 개발도상국들이 공감하는 키워드다.

이제 한국은 “세계박람회를 무사히 성공시켰다”로 만족하는 것은 좋은 포지션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박람회를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 과감하게 세계박람회 개혁에 도전하는 것밖에 없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제3세대 세계박람회의 비전을 제시하며 실현에 필요한 조건과 과제를 총괄한다. 제3세대 세계박람회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과 선택사항을 제시하고, 2030년 세계박람회를 원형으로 하는 것을 선언한다. 개혁에 관한 의지와 결의를 국제사회에 표명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쇠락이 계속되는 세계박람회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목표로 하는 일부 협약의 수정이 아니라, 제도의 핵심에 칼을 들이대는 수준의 과감한 구조개혁이다. 물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으면서 추진해야 하므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1928년의 새로운 체제 발족부터 100년 가깝게 답습해온 방식과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여러 가지 저항과 실무상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현실을 생각하면 유치 확정 이후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까지 7년 정도로는 협약 개정은 물론 대폭적인 궤도수정이 어려울 것이다. 사실 현재의 규정을 지키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비전과 고도의 전략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과 그 깊이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핵심은 작은 성공을 바라지 않는 것,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도전이 결실을 맺으면 세계박람회를 새로운 무대에 끌어올린 공로자로 세계박람회 역사에 각인될 것이고 멋지게 참패한다면 현재 체제를 뒤흔드는 큰 문제로 발전해 존속 시비를 가리는 개혁 논의로 세계박람회를 몰아갈 것이다. 어쨌든 추진력을 잃은 채 타성으로만 개최되고 있는 세계박람회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37년 동안 3번이나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대한민국의 역할이며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6. 경험·실적·권위를 판단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에서 창조의 현장을 지휘한 것은 거의 예외 없이 30대였다. 전혀 경험이 없었던 세계박람회라는 거대 프로젝트에 창조적인 야심을 불러일으킨 그들은 훌륭한 업무로 기대에 부응했다. 그것이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를 유례없는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얘기한 대로다. 물론 당시에도 특정 분야 대가나 중진도 있었고, 관리는 실적과 권위로 선택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구나 대전세계박람회는 개발도상국 대한민국이 최선의 힘을 다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대 국가사업이었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았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정부기관은 젊은 세대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왜 평소처럼 실적 지상주의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대전세계박람회에 필요한 기술과 구상이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달랐기 때문에 종전의 경험과 상식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기술의 격차를 초월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과거의 발상에 얽매이기 쉬운 권위자보다 차라리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일본을 비롯한 박람회 선진국에서 박람회 관련 실무 노하우를 공부하고 장기연수를 받은 젊은 세대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던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혁신적인 기술과 구상이 필요했지만, 모두 세계박람회 이전에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젊은 열정과 탐구심이야말로 가장 좋은 자산이었던 것이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젊은 재능에 기대하자”는 기운이 양성된 것이었다.

세계를 향해 “어떠냐! 이것이 대한민국이다”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유럽과 미국의 모방으로는 의미가 없다. 당시 관계자는 “서양을 뛰어넘는 것을 만들고 싶다” “세계를 상대로 한 방 날려보자”고 분발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이 없는 젊은이에게 기대를 걸은 것이다. 보수적인 관련 업계와 단체조차 그랬다. 사전에 결정한 것도 아니고, 대화한 것도 아닌데, 관계자들이 모두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고 젊은 재능에 기대를 걸었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라는 기적”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 그런 사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진심으로 제3세대 세계박람회로 전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경험 실적 권위를 판단기준으로 삼지 않고, 최악의 사태를 각오하고 참신한 크리에이터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경험을 바탕으로 무난하게 처리하려는 사람과, 세계박람회를 ‘비즈니스’로밖에 볼 수 없는 상대에게 창조적인 돌파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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