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등 수입가격 상승으로 지난 7월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약 1조5037억 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규모(77억1000만 달러)에 비하면 66억2000만 달러나 감소한 규모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제공

국제수지 최근 추이. 한은 자료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7억3000만 달러나 줄어들면서 11억8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수출(590억5000만 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6.9% 증가했지만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 동월보다 36.5%나 급증했다. 원자재 중 석탄은 110.0%, 원유와 가스는 각각 99.3%, 58.9% 증가했다. 반도체(23.8%) 등 자본재 수입은 7.6%, 곡물은 28.2%, 가전제품은 21.3% 늘어나는 등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8.5%였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상품 수출이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대 중국 수출 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상품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류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 등도 확대되면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억2000만 달러 늘어나면서 3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7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CCFI)가 1년 새 16.5% 오르면서 운송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14억8000만 달러) 대비 3억6000만 달러 확대된 18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여행수지 적자(-8억6만 달러)는 전년 동월(-5억 달러)보다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5억8000만 달러 줄어든 22억7000만 달러였다. 배당소득수지 흑자(16억9000만 달러)가 4억3000만 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8월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김 부장은 “8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서비스·소득수지도 봐야겠지만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융계정 순자산은 7월 중 1억8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6억7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2억6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2억4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42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