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가하락세에도 올해 1분기 동안 부산 울산 경남 ‘시총 1조 클럽’의 시총 합계는 약 3조7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의 수주 랠리에 따른 중공업 분야와 항공 분야 기업들의 약진에 힘입은 결과인데, 전국의 1조 클럽이 15곳 감소하는 동안에도 부울경의 시총 1조 클럽 수는 변함 없이 12곳을 유지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3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부울경 시총 1위 클럽 12곳의 3월 말 기준 시총은 50조2395억9000만 원으로 1월 3일(46조5836억5000만 원) 당시보다 3조6559억4000만 원 늘었다. 반면 1분기 동안 국내 주식시장 시총은 70조 원 가까이 감소했으며, 시총 1조 클럽도 288곳에서 273곳으로 줄었다.

두산중공업 홈페이지.

부울경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시총 12조3895억3000만 원으로 1조 클럽 중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이어 최근에는 채권단 관리에서 조기졸업한데다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변경하는 등 재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시총은 10조6083억9000만 원(39위)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시총 증가액은 1조9441억3000만 원으로, 두산중공업 증가액(1조4762억4000만 원)을 웃돌았다.

시총 증가율과 순위 상승폭은 부울경에선 한국항공우주(KAI)가 가장 컸다. KAI는 1월 초만 해도 1조 클럽에서 100위 권 밖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방위력 강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총이 28.6% 증가한 4조1232억 원으로 뛰었다. 1조 클럽 중 88위를 차지하며 100위 권에도 들었다.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롯데정밀화학 등 지역 기업들도 시총과 순위가 나란히 상승했다. 부울경 12곳의 1조 클럽 중 시총이 감소한 곳은 HLB, 리노공업, BNK금융지주,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5곳이었다. 특히 HLB는 6023억5000만 원의 시총이 증발해 올초 순위(91위)에서 16계단 떨어진 107위가 됐다. HLB는 2020년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지난달 중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현대위아는 시총이 20.1% 하락해 감소율이 가장 컸다. 현대위아는 2021년 중국 엔진 조립라인을 러시아로 이전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 러시아 경제 재제의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