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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가계부채 급증에 단행…‘빚 많은 서민’ 부담 가중

기준금리 0.25%P 인상

  •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   입력 : 2021-11-25 20:37:4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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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연 “가계이자 연17조 증가”
- 내년 2, 3회 추가인상 전망
- 한은, 인상 속도조절론 일축

부산의 40대 직장인 박모 씨는 몇 년 전 금리가 2% 후반대일 때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이후 금리가 3%대로 오르긴 했지만, 월 이자는 11만~13만 원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마이너스 통장을 연장한 뒤부터는 금리가 4% 중반대로 치솟아 한달 이자 부담이 17만 원대로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예고하자 박 씨는 앞으로 더 늘어날 이자 부담에 한숨만 짓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까지 부산 연제구 아파트 분양 중도금과 잔금을 내야 하는 40대 이모 씨. 정책 자금인 보금자리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은행에서 후취담보 형식으로 취급해주지 않아 집단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은행 이자가 4% 초중반이라 원금과 이자로 한 달에 150만 원가량 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 심각해진다. 이 씨는 “올 초까지만 해도 월 100만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책 자금을 막아 놓은 상태에서 은행 이자까지 올리니 실수요자 입장에서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한 것은 물가상승 우려가 커진데다,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하는 가계대출 증가, 자산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인상은 집값과 주식 시장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초저금리를 믿고 ‘영끌’을 해서 부동산 막차에 올라타거나 빚을 내 투자한 ‘빚투’ 서민들은 집값이 하락하고 주가까지 떨어지는 가운데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빨라지는 금리 인상 시계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내년 1분기에 한 차례, 하반기에 한두 차례 추가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이미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갔다. 미 연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 긴축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한은이 올해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대출금리가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조 원 넘게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만 해도 1744조7000억 원이다. 9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4.9%가 변동금리 대출인 점을 감안하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똑같이 0.25% 포인트 오른다고 추산하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2670억 원(1744조7000억 원×74.9%×0.25%)이나 불어나는 셈이다. 지난 8월에 이미 한 차례 0.25%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고, 이번에 또 0.25% 포인트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8월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늘어난 이자만 6조5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이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도 기준금리가 8월 0.25% 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0.25% 포인트 더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지난해 말보다 5조8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추산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 기준이라는 점에 비춰 최근 가계대출을 대입하면 이자부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 연간 이자부담 연간 17조5000억 원 증가 전망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물가 불안이 가계 대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통해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하면 가계 대출금리가 1.03% 포인트 오를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가계 대출금리가 1.03% 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은 연간 17조5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은 2020년 기준 금융부채가 있는 1174만 가구의 가구당 이자 부담액 증가분은 연간 149만1000원으로 추산했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저소득층의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과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 소득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고, 앞으로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0%대 기준금리가) 코로나19 발발 시 예상된 경기 침체 등 위기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낮춘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확대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그대로 둔다면 실질적 완화의 정도는 오히려 커지는 셈”이라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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