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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11-하> 동아플레이팅②

두려움 이겨낸 네 번의 스마트팩토리 업그레이드, 들꽃처럼 피어나다

  • 배길남·소설가
  •  |   입력 : 2021-08-31 18:54:4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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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차 스마트팩토리 구축
- 생산 16%↑ 공정 불량률 66%↓
- 삼성 스마트지원사업 적극 참여
- 올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도입
- 의구심 갖던 직원도 배움 열정

- 이 대표 표면처리조합 이사장 맡아
- 폐수처리 환경인력 배치 등 변화
- 전력 모자분리 숙원사업도 달성
- 외주식당도 직영 운영 후 흑자로
- 뿌리산업 지원 3년 유치 성과

동아플레이팅 이오선(가운데)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MES(생산실행시스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공정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이 시스템은 현장에 가지 않아도 각 공장 라인에서 어느 고객사의 제품이 언제 투입되고 완료되는지 확인 가능하다.
■도금의 세계

청정표면처리, 다시 말해 도금은 어떤 분야일까. 현대 사회에서 도금은 거의 모든 공산품에 적용되는 필수 공정이다. 하지만 장삼이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금속 표면에 아연을 얇게 입히는 작업이죠. 적용 범위는 끝이 없습니다. 지금 끼고 계신 안경테에 새겨진 글자도, 들고 계신 휴대폰의 표면도 모두 도금작업이 들어간 거예요.”

동아플레이팅㈜ 이오선 대표의 설명에 소설가는 슬쩍 안경을 벗어 확인해본다. 갑자기 주위가 온통 도금에 휩싸인 기분이다.

동아플레이팅은 주로 자동차 정밀 부품을 표면처리한다. 전기아연 및 아연·니켈합금으로 표면처리해 녹과 마모를 방지한 자동차 안전부품(안전벨트·시트·브레이크·조향장치 등)이 주 종목이다. 특히 니켈이 함유되면 더 단단한 도금 막을 입힐 수 있다.

이 회사의 전문성과 공신력은 대외적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 공급자 품질 인증과 자동차부품 품질 경영 인증으로 잘 알려진 ‘SQ 하드웨어 도금 인증’과 ‘IATF 16949 품질인증’, GMW 3044(아연도금)와 GMW 4700(아연·니켈 합금도금)에 대한 GM 인증서를 모두 획득함은 물론이고 표면 전처리 방법을 특허 출원하는 등의 성과는 이 기업을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했다.

■추진력으로 직원 반발 무마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한 이오선(오른쪽) 대표가 부산청정도금센터 1층 폐수처리장을 협동조합 관계자들과 둘러보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결실의 원인을 묻자 이오선 대표는 1초의 망설임 없이 대답을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팩토리’. 그런데 이 회사에 스마트팩토리는 남다르다. 한 번도 힘들다는 이 혁신적 업그레이드를 무려 네 번이나 이뤄냈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이 1997년이죠. 당시를 생각하면 공정 모두 수작업이고 재고 관리, 영업 관리, 단가 이력 등도 모조리 수기로 기록했지요. 생산 이력 관리나 추적은 꿈도 못 꿀 때였어요.”

제일 처음 생소한 도금 분야에 뛰어들어 약 20년간 동아플레이팅을 일구고 바닥을 다졌던 이오선 대표. 그는 이미 2015년 1차 스마트팩토리 과정(MES 도입)을 구축했었다. 이는 생산성 16% 증가, 공정 불량률 66% 개선, 원가 절감 3.4% 향상 등의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기틀만 다졌을 뿐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들려온 삼성전자의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 지원사업’ 소식은 이 대표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변화와 더 큰 성장에 목마를 때였어요. 모든 것을 비우고 스마트팩토리 멘토의 교육과 충고를 모조리 받아들였죠. 제가 또 비우는 건 잘하거든요. 하하하! 그땐 정말 멘토의 다음 과제가 기다려질 만큼 열심히 했어요.”

회사 안에선 반발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표 특유의 추진력으로 동아플레이팅의 스마트팩토리는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 2018년 구조 고도화(2차), 2019년 데이터 보안 강화 시스템(3차), 올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인 RPA도입(4차)이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구축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어요. 처음부터 직원들의 교육에 공을 들였어요. 반발도 있었지만 직원들의 참여도와 이해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저는 그 열정에 투자했던 거죠.”

변화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지속적인 시스템 활용과 교육의 병행은 업무 효율 향상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공유로 현장과 사무실 간의 의견 대립이 사라졌고, 담당자들은 능동적으로 개선 상황을 건의했다. 이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또 한 발 나아갔다. 분야별 업무 특성을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분석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분석된 내용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개발됐고 각 파트 담당자에게 교육됐어요.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더욱 적극적인 업무 활동을 끌어냈습니다.”

■내 공장처럼 조이고 닦아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조합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청정표면처리에 ‘청정’이란 단어가 붙는 이유는 도금 공정에 폐수 정화 과정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녹산공단의 청정표면처리 기업들이 모인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은 어떤 모습일까. 협동조합 이사장직을 5년째 맡고 있는 이오선 대표는 임기 동안의 변화 세 가지로 현재를 설명했다.

우선 청정의 성공. 이곳 협동조합 폐수처리장은 현재 공공기관과 타 기업에서 모범사례로 견학 올 정도이다. 올해도 3억5000만 원을 들여 시설 작업을 하고 있다. “매년 수억의 투자로 개선한 결과입니다. 4년 전에는 폐수처리장이 거의 폐기 단계였어요. 하루 6만 원씩 매일 벌금이 매겨질 정도였으니까. 환경 개선 대신 인식부터 바꿔야 했습니다.”

이 대표는 먼저 환경 전문인력을 채용 배치하고 매일 문제점을 보고받으며 쉼 없는 개선을 진행했다. 이왕 개선할 것 같으면 이곳 폐수처리장이 청정의 롤모델이 되어 큰 울림을 주고 싶었다. “청정표면처리 기업은 돈이 있더라도 환경단체의 반대로 갈 곳이 없었어요. 나쁜 인식을 바꿔야 할 가장 큰 이유이지요. 우리 시설부터 모범이 돼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변화의 두 번째는 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내 전력의 모자분리였다. “12개 기업의 전력이 합쳐져 있어 막대한 전기요금이 새어나갔죠. 또 개별 기업이 요금을 연체하면 조합원이 의무납부를 해야 했습니다. 각 기업에 맞는 전력량을 쓰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었어요.”

모자분리는 약 4년간의 과정 동안 힘겹게 이뤄졌다. 그간의 실랑이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 지금은 가장 합리적인 요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숙원사업을 달성한 셈이었다.

세 번째 변화는 안정적 재정 운영이었다. “부임 당시 약 6억의 부채가 있었어요.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가치 있는 협동조합을 만들자’라고 결심했습니다.”

먼저 직원 구성을 새로 짜 팀워크를 다졌고, 외주로 운영하던 협동조합 식당을 직영으로 바꾸었다. 인테리어와 식당 환경에 공을 들이면서 저렴하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자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조합식당의 성공적 운영은 다른 수익사업과 연계되며 재정은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이 대표가 선도한 이 세 가지 변화는 이후 특화단지 지정과 정부 운영의 뿌리산업 지원 3년 연속 유치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청정조합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꾸준히 인프라를 구축했어요. 지붕이 샌다고 하면 곧바로 고치고 창문이 깨지면 새로 하고. 뭐, 내 공장 운영하듯이 조이고 닦았다 아입니까. 하하하!“

이 대표가 밝게 웃었다. 문득 척박한 곳에서 피어나는 들꽃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변화는 두려움을 몰고 온다. 다만 두려움에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기대와 희망이 생겨나는 법이다.

‘자신을 비우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용기….’

이 대표를 만난 후 소설가의 수첩에 적힌 메모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동종 업계 1위 기업 동아플레이팅. 그리고 더 큰 가치로 도약하고 있는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의 이야기를 이제 마무리하려 한다. 다시 한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배길남·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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